(박근종 칼럼) 미국 세 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 특단의 복합위기 대책 마련을

편집국 / 기사승인 : 2022-10-07 16:20:01
  • -
  • +
  • 인쇄
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현,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전, 소방준감, 서울소방제1방면지휘본부장, 종로·송파·관악·성북소방서장)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 연준)는 지난 6월 15일(현지 시각)과 지난 7월 27일(현지 시각)에 이어 지난 9월 21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큰 폭으로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 │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올 들어 세 번째 단행함으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3.00% ∼ 3.25%로 현행 한국의 기준금리 2.50%보다 0.50% ∼ 0.75%포인트나 높아져 단숨에 재역전했다. 우리 경제의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 ‘3고(高) 위기’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더 커진 가운데 이러한 기준금리 역전 상태가 지속하게 될 경우는 자본시장에서 외국 자본이 대규모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14년 8개월 만의 최고치로 끌어올린 건 경기침체를 무릅쓰고라도 8%대 물가 상승세부터 꺾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해 남은 두 차례 금리 결정에서도 인상을 계속해 연말에 4%대 중반까지 기준금리를 높일 것으로 보여 당분간 한미 금리 역전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미국의 고강도 긴축 행보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9월 21일(미국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22.45포인트(1.70%) 하락한 30,183.78로 장을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6.00포인트(1.71%) 밀린 3,789.93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4.86포인트(1.79%) 떨어진 11,220.19로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올 미국 성장률 전망치도 0.2%로, 기존보다 무려 1.5% 포인트나 낮춰 잡았다. 여기에다 “물가상승률이 2%를 향해 내려간다고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는‘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Fed) 의장의 언급이 전해지자 미국 증시는 추락했다. 미국발(發) 긴축 공포로 이날 한국 금융시장도 크게 출렁였다. 코스피는 2,300선을 위협받았다.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1,400원은 물론이고 장중 1,410원대까지 속절없이 무너졌다. 세계적인 ‘킹달러(King dollar │ 달러 초강세)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지난 9월 22일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9년 3월 31일 이후 13년 6개월 만에 1400원을 돌파했다. 환율은 1,450원을 넘어 연말에는 1,500원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번 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은 예견된 일이었는데도 한국 외환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한·미 양국이 통화스와프(Currency swap) 문제에 대해 ‘금융 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 장치 실행을 위해 긴밀히 협력한다.’라는 원론적 합의에 그친 게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통화스와프를 비중 있게 논의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정부의 안이한 위기 인식과 대처는 더욱 큰 문제다. 이미 연준(Fed) 안팎에서 ‘인플레 저지가 최우선’이라는 발언이 몇 달 전부터 쏟아져 나왔는데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9월 22일 오전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연준(Fed)의 긴축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탓에 변동성이 확대됐다.”라고 말한 것이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당분간 기준금리를 25bp씩 인상하겠다.”라고 강조한 게 불과 한 달 전인데 갑자기 “전제조건이 바뀌었다.”라며, ‘빅 스텝(Big step │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강력히 시사하니 당혹감만 커질 수밖에 없다.

이렇듯 원·달러 환율이 1,400원 넘게 치솟으면서 한국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은 더욱 짙어졌다. 고환율은 수입 물가를 끌어올린 후 소비자물가에 반영돼 전반적인 물가상승을 유발하여 고물가를 이루고, 한국은행은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어 고금리를 이루고, 고금리는 투자와 소비를 위축시켜서 저성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고환율은 ‘스태그플레이션(Stagnation │ 고물가 속 경기침체)’의 방아쇠로 작용할 공산이 클 뿐만 아니라 오른 수입 물가로 무역적자가 확대되고 높은 금리를 좇아 외국인 자본 유출을 키울 수 있는 데다 환투기 세력까지 끼어들면 환율 상승을 가속화 하는 부작용도 커 경제에 악영향으로 작용한다. 그뿐만 아니라 고환율은 물가 정점을 지연시키고 금리 인상을 재촉으로 ‘한계기업’과 ‘영끌족’ 등이 연쇄 도산하는 회복 불능 상황에 빠질 우려도 크다.

지금 우리 경제는 시계 제로의 복합적 위기 상황이다. ‘고환율(9월 22일 원·달러 환율 │ 1,409.7원)’·‘고물가(8월 소비자물가 │ 5.7% 상승)’·‘고금리(기준금리 │ 2.50%)’ 등 ‘3고(高) 위기’로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1,870조 원에 이르는 가계부채는 물론 ‘경제 버팀목’인 수출이 지난 4월 이후 6개월 연속 적자 행진인 데다 지난달 무역적자는 94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해 누적 무역적자가 300억 달러에 육박한 상황이라 조그마한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만큼 실물경제도 취약하다. 그런데도 시장의 위기 경고가 나올 때마다 정부는 “건전성 지표가 양호하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예측해 ‘닥터 둠(doom │ 파멸)’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전 뉴욕대 교수는 지난 9월 20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세계경제가 2023년까지 길고 지독한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며 경고했다. 그는 지난 6월 한 기고문에서도 “경기 침체가 약하고 짧을 것이라는 주장은 위험할 정도로 순진한 생각”이라며 “침체는 길면서 고통스럽고 글로벌 증시는 50% 가까이 급락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굳이‘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교수의 경고가 아니더라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긴 고통을 각오해야 한다는 견해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더 긴장감을 높이지 않으면 “펀더멘털(Fundamental │ 기초체력)’은 튼튼하다.”라던 외환위기의 악몽을 떠올리는 아픈 경험의 소환이 잦아질 수밖에 없다. 이미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10월 금리 조정을 앞두고 ‘스몰 스텝(Small step │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의 종종 걸음을 뛰어넘어‘빅 스텝(Big step │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나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 │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의 큰 걸음을 신중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특히, 외환시장은 ‘한·미 통화스와프’를 더 간절히 요구하고 있다. 한·미 동맹의 공고한 발전을 위해서도 통화스와프 체결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복합적 위기 상황이 장기화할 것에 대비한 장기 대책 마련은 물론이고, 재정건전성 확보, 외환 안전망 가동, 원자재 국내 조달 확대, 수출진흥 대책 강구, 에너지 다소비 구조 개선 등 경제체질 개선도 이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경제위기에 가장 큰 충격을 받게 될 서민·금융 취약 계층과 ‘한계기업’ 및 ‘영끌족’에 대한 보호 대책도 서둘러 내놓는 등 특단의 복합위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저작권자ⓒ 경남세계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세계타임즈 구독자 여러분 세계타임즈에서 운영하고 있는 세계타임즈몰 입니다.
※ 세계타임즈몰에서 소사장이 되어서 세계타임즈와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합시다.
※ 구독자 여러분의 후원과 구독이 세계타임즈 지면제작과 방송제작에 큰 도움이 됩니다

세계타임즈 후원 ARS 정기회원가입 : 1877-0362

세계타임즈 계좌후원 하나은행 : 132-910028-40404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 구독자 여러분의 후원과 구독이 세계타임즈 지면제작과 방송제작에 큰 도움이 됩니다.

세계타임즈 후원 ARS 정기회원가입 : 1877-0362

세계타임즈 계좌후원 하나은행 : 132-910028-40404

후원하기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