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상법(孫子商法)

심귀영 기자 / 기사승인 : 2021-07-14 12: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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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 길 청(경영학박사/국제투자분석사)
방송인, 경제평론가, 미래경영학자

 

“실패를 실패로 끝나지 않는 사람만이 나중에 웃을 수 있다.” 춘추시대 제나라의 군사전략가인 손무가 남긴 소위 ‘손자병법’의 한 대목이다. 요즘 나이가 들어도 사회생활이 길어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가족들이 서로 힘을 합하여 더불어 살아가려는 궁리들도 점점 늘어나는 것을 본다. 

 

 

노후의 삶을 나름 준비하고 살아온 시니어들은 이제 눈앞에서 아른거리는 자녀들과 손주들의 불투명한 미래가 아무래도 신경이 많이 쓰인다. 유럽의 명문가들은 선조들이 먼저 사업으로 자리를 잡은 다음, 나라의 중요한 인물로 성장시키거나, 사업을 승계시켜 번성하도록 자손 교육과 성장지도에 전력을 다했다. 이런 노력을 거쳐 이미 8대를 승계한 기업가 가문들도 있을 정도이다.


유구한 민족사를 가진 우리나라도 가문의 소중함이나 가정교육의 중요함은 어느 나라 못지않게 지켜온 나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산업사회로 변화가 시작되면서 각자 뿔뿔이 직업을 찾아 흩어지고 직업이 세분화 되면서 새로운 사회적 관계가 더 중요한 시절로 접어들게 되었다. 여기에 정치적인 발달이 겹치면서 개인의 삶의 문제를 점점 정치적인 해결과제로 여기는 인식들도 넓어지면서 개인 노후를 정치투쟁이나 사회관계에 더 매달리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반사적으로 전통적인 가정의 가치나 가족의 연결이나 가문의 범위가 옅어지고, 나아가 혼자 살아가는 생활문화까지 진화하는 변화로 급속도로 치닫게 되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지구상에 코로나 팬데믹이 덮치면서 모두는 과거 고대선조가 살던 동굴의 원시적 단절의 상황으로 갇히게 되었다. 가족조차도 자유롭게 만날 수 없고, 다양하고 자유로운 외부활동으로 살아가던 여러 가지 사업들이나 직업들이 모두 국가의 통제의 대상이자 사회적 관리의 표적이 되는 날벼락 같은 세상을 만났다.


이제 다시 정상을 찾아간다고 해도 동시에 엄청난 충격을 겪은 인류는 이 교훈을 어떤 형태로든 각자 삶의 유지와 생명관리의 변화에 반영할 것이 틀림이 없다.


당장의 눈에 띄는 변화는 젊은 청년들이 일제히 정치나 투자에 참여하려는 태도이다. 산업사회에서는 주로 기술이나 판매나 관리의 직업들이 많아서 학교에서 바로 직장으로 직행하던 청년들이, 코로나이후에는 기존의 국가질서를 고치고 기회를 새로이 조정해달라고 정치에 가담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정해진 기득권 권력과 기성 자본의 세대할양(generation cession)에 대한 요구이다. 한마디로 젊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기성세대와 기득권의 사회적 양보와 국가자원의 미래세대 공유이다.


이 과정은 말처럼 쉽지가 않을 것이지만 그렇다고 미래세대가 이것을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다. 실로 장래의 엄청난 세대갈등을 예고하는 장면이다. 배려해 주던 여러 사회적 취약부문에 대한 지원도 불공정의 시각으로 다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가정이나 사회의 원로들은 나와 내 가족의 문제를 국가나 사회가 제공하는 시스템에 언제까지 맡겨두고 살아 갈 수 있을지가 가장 큰 의문의 하나로 다가온다.


우리 선조들은 아주 오래 동안 한반도에서 터를 잡고 살아온 탓에 서로 아는 사이에서는 큰 이익을 남기거나 남을 속이는 일을 꺼려하고 애써 멀리했다. 그래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늘 사는 곳에서 멀리 가서 했고, 대체로 떠돌아 다녔다, 행상이란 말이나 보부상이 그런 말이다, 그만큼 상공업이 서툰 민족이다.


동네장터가 만들어지고 공설시장이 만들어 진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요즘의 대형마트나 쇼핑 몰은 남의 나라에서 넘어온 상거래 문화공간이다. 요즘 집집마다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일들이 많아졌지만, 사실 우리 민족문화에는 물건을 사고파는 일이 미숙한 유전자가 많은 편이다. 매장의 흥정이나, 덤을 요구하거나, 실랑이를 하며 값을 내려 달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국민이 아직도 참 많다.


그러나 이제 미래세대는 생활이 곧 소비와 투자이다. 상인이 아니어도 거래와 결정은 늘 생활에 붙어 다닐게다. 상거래에는 누군가 이익의 의도가 항상 담겨 있다. 파는 자도 만드는 자도 배달하는 자도 모두 이익을 담아서 소비자를 맞이한다,
이제 조부모들이 손주들에게 상거래의 법도와 소비의 지혜와 생산자의 양심을 일러주고 건전한 창업의지도 키워주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름 하여 집집마다 조부모의 ‘손자(孫子)상법’을 일러주어야 한다. 조부모가 잘 모르고 경험이 부족하면 배워서라도 반드시 꼭 전해야 한다. 사업과 경영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경제의 지혜는 바로 근면이고 정직이고 신용이고 겸손이다. 한마디로 온전한 인문학이 곧 좋은 경영학이다.
물건이나 서비스는 최종적으로 고객의 손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각자의 만족이나 평가가 따르고 다시 남들에게 평판이 된다, 코로나이후의 비대면 상황에서는 이 문제가 더 두드러질 것이다. 늘어나는 비대면 상거래에서 소비자들이 더 냉정하고 더 투명하게 의견을 올리고, 서로 모르는 사람과 삽시간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요즘 갑자기 투자의 경험이 늘어나는 젊은이들도 많아진다. 당장의 주가변동이 유혹하고 있더라도 유망하고 유익한 기업인지를 항상 염두에 두고 지켜보아야 한다. ESG라 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인지도 보자, 집 장만에도 많은 지혜와 숙고가 따라야 하는데, 요즘 어느 방송은 젊은이의 집 장만을 무슨 예능프로처럼 다룬다.


주택결정은 정말 신중해야 한다. 인생 최대의 결정이라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청춘은 꿈이나 성공의 욕구가 더 앞서기 때문에 어른들의 진중한 조언이 그리 가깝게 들리진 않는다. 평소에 마음속에 양심으로 담아두고, 생활 속에 지혜로 쌓아가게 하는 것이 바로 가정교육이고 가족의 교훈이다. 그 중심에 조부모와 부모형제가 있고 부부가 있어야 한다. 이제 가정은 직장이고 가족은 직업이다. 이렇게 가문경영 창업의 시대가 불쑥 찾아온 것이다. 다들 어쩌겠는가, 감당할 수밖에. @국민청지기/youtube엄길청미리내TV

 

[세계타임즈 심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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