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뜀박질에 "먹거리 등 고물가 시름"기업들도 비상

이현진 기자 / 기사승인 : 2025-12-17 17: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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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수입 식품·휘발유 등 물가 들썩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수입 먹거리도 타격을 주고 있다. 27일 서울의 한 대형 마트에서 시민이 가성비가 좋다고 알려진 미국산 소고기를 살펴보고 있다
지난 19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국제 시세가 오른 데다 환율까지 상승하면서 미국산 갈빗살(냉장)은 100g당 4천846원으로 9.7% 상승했으며 평년보다는 22.4% 비싸다고 밝혔다.

[세계타임즈 = 이현진 기자] 원/달러 환율이 17일 장중 8개월여만에 1,480원을 넘어서자 가뜩이나 높은 생활물가를 더욱 끌어올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원/달러 환율 수준과 관련, "위기라 할 수 있고 걱정이 심하다"면서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환율에 직결되는 석유류와 수입 먹거리를 중심으로 물가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고환율의 장기화로 고물가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환율 상승은 먹거리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특히 일부 수입 과일 가격이 최근 급등세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정보에 따르면 이날 기준 파인애플 평균 소매가격은 개당 7천918원으로 작년보다 26.9% 올랐다.망고는 평균 소매가격이 개당 6천884원으로 25.8% 상승했다.바나나는 100g당 345원으로 작년보다 약 20% 뛰었고 키위 가격은 8% 올랐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수입 과일 가격 상승에 대해 할당관세 종료와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가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수입산 소고기도 비싸졌다. 업계에서는 수입산 소고기 가격 상승은 환율 요인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미국산 갈비살(냉장)은 이달 평균 가격이 4천965원으로 1년 전보다 17% 올랐다.휘발유 가격도 최근 눈에 띄게 올랐다.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지난 10월 4일 L당 1천661원에서 약 2개월 만인 이달 1일 1천747원으로 100원 넘게 올랐다. 가장 가격이 높은 서울은 L당 평균 1천800원을 넘어섰다.

유류세 인하 축소에 원/달러 환율 상승세까지 겹쳤기 때문이라고 국가데이터처는 풀이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우리나라 수입 제품의 전반적 가격 수준(원화 환산 기준)도 한 달 전보다 2.6% 뛰었다.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11월 기준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20년 수준 100)는 141.82로, 10월(138.19)보다 2.6% 올랐다.세부 품목에서는 쇠고기(4.5%)·천연가스(3.8%)·제트유(8.5%)·플래시메모리(23.4%)·초콜릿(5.6%)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허준영 서강대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처음에는 수입품 물가로 시작해 전반적으로 서비스 물가까지 오를 수 있다"면서 "지금 환율이 높은 것이 내년 1분기에 영향을 줄 것이고 결국 인건비를 밀어 올리고 기저 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항공업계를 비롯한 각 산업 부문의 기업들은 부담을 체감하고 있다.항공사의 경우 영업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유류비,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해외 체류비 등 주요 고정비용을 달러로 결제해 환율 상승 시 비용 부담이 커진다.달러화 부채에 따른 외화환산 손실도 늘어난다.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순외화부채가 약 48억달러로, 환율이 10원 오를 경우 약 480억원의 외화평가 손실이 발생한다.

정유업계 역시 연간 10억배럴 이상의 원유를 전량 달러로 수입해 환율 영향을 크게 받는다.다만 생산 물량의 절반 이상을 수출해 환율 상승 시 일정 부분 수익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환율이 10% 상승하면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이 약 1천544억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정유업계는 이에 파생상품 거래 등을 활용해 환율 변동 위험 관리에 나서고 있다.수입식품을 판매하는 대형마트는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 위축에 대응하고 있다.

이마트는 노르웨이산 고등어 대신 칠레산 태평양 참고등어를 들여오고, 아일랜드산 소고기를 선보이는 등 산지 다각화로 가격 부담을 낮추려 하고 있다.화장품 업계는 원료 수입 부담이 커졌지만, 수출 기업은 환율 상승으로 해외 매출이 늘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식품 기업들은 고환율로 원자재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다.국내 식품 제조업은 밀, 대두, 옥수수, 원당 등 주요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패션업계 역시 수출 기업에는 유리하지만, 수입 브랜드를 취급하는 기업은 원가 부담이 커져 본사와의 원가 협상, 매입 물량 조정, 환 헤지 검토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여행업계는 환율 상승이 여행 심리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패키지여행은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항공·숙박을 개별 예약하는 자유여행객은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수입 원자재로 중간재를 생산해 납품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상황은 더욱 어렵다.

납품단가 연동제가 도입됐지만 2·3차 협력업체까지 효과가 미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협상력 열위로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채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소비 위축과 물가 상승이 겹친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소상공인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어 소상공인들은 정부의 선제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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