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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모 청주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재학 |
올해도 어김없이 학창 시절의 대미라 불리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나갔다. 그러나 아직 대학 입학으로 향하는 여정을 전부 끝마치지 못한 학생들도 있다. 많은 학생이 지금도 어떤 입학 전형으로 어떤 대학에 응시를 해야 하는지 밤을 지새워 고민하며 대학 입학을 준비하고 있다.
당장 TV를 틀어 봐도 강사들이 나와서, 어떤 식으로 입학 제도를 활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설명을 펼치는 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물론 학생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이기에 많은 고민과 노력이 더해질 수밖에 없는 시기다. 하지만 학생들이 이토록 기를 쓰며 매달릴 수밖에 없게 만드는 현재의 대학 입학제도에는 문제가 있다.
필자는 현재 대학 3학년으로 2015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렀다. 그 때문에 그동안 현재의 대학 입학 제도에 대한 이야기는 필자의 관심 영역 밖이었다. 그러나 방송에 나오는 현재의 입학시험 제도를 잠시 들어보자니 필자가 시험에 응시했던 시기에 비해서 상당한 변화와 문제가 있음을 느꼈다.
우선 필자가 대학 입학시험을 치를 때도 있었던 대학별 모집 전형인 ‘논술’, ‘면접’ 등의 비중은 더욱 높아져 있었다. 학생부 종합 전형을 줄인 말인 일명 ‘학종’ 이라는 단어가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는 자연스럽게 쓰이는 표현으로 자리잡혀 있는 부분은 꽤 충격이었다.
그러나 필자에게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온 부분은 현재 고등학생들은 학년마다 입학제도가 다르게 시행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대학 진학에 목을 매고 있을 학생들이 이렇게 정권마다, 교육부의 정책에 따라 수시로 입시제도가 변하는 작금의 상황에 겪게 될 혼란은 쉽사리 예상하기 힘들다. 이렇게 통일성 없는 잦은 제도의 변경은 학생들을 입학시험 제도의 실험을 위한 모르모트로 취급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모르모트는 실험용 쥐를 이르는 일본어가 어원이다. 어원만 놓고 보면 좋은 단어는 아니다. 그러나 기존의 ‘정시냐 수학능력시험이냐’라는 선택지에 이젠 학교생활 지도부라는 선택지까지 더해지며 매년 방향성이 달라지는 현 입학시험 제도를 보면, 그로 인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학생들의 현 상황에 모르모트라는 표현이 전혀 과해 보이지 않는다.
적합한 대학 입학 제도를 완성하기 위한 과정은 분명히 필요하지만, 지금처럼 잦은 변화는 학생들에게 혼란을 줄 뿐이고, 오히려 학생들을 실험대상으로 취급하는 것에 불과하다.
필자 역시 완벽한 대학 입학제도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 가지는 단언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통일성이 떨어지는 대학 입학 제도로는 학생들에게 혼란을 줄 뿐, 더 좋은 제도를 만들 수 없을 것이다.
분명히 입학 제도에 정답은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통일된 방향을 유지하면서 그를 보완해나가는 방식을 취한다면 최소한 학생들이 혼란에 빠지는 일 만큼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를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 중 하나를 제안하자면 입학 제도를 통괄하는 독립된 부처를 편성하여 정권의 교체여부와는 상관없이 오로지 전문 교육기관과 학부모 등을 동반한 국민과의 공청회 등을 통해서 일관된 방향성을 유지하게 하는 등의 방법이라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 입학 제도를 개선하려는 노력의 목표는 결국 학생들에게 공정성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제도가 학생들에게 혼란을 가져다준다면 공정성을 위한 노력은 빛이 바래게 될 것이다. 정말로 학생을 위한다면 지금처럼 학생을 모르모트로 취급하는 식의 행태는 중지되어야 한다. 오성모 청주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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